갑상선암, 유전자 검사로 미래를 예측하다: TERT와 BRAF 돌연변이 검사의 중요성
안녕하세요. 오늘은 갑상선암 환자분들과 가족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갑상선암이 같은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는 암의 성격과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TERT와 BRAF 돌연변이 검사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
BRAF V600E 돌연변이의 분자생물학적 특성
BRAF V600E 돌연변이는 종양유전자인 BRAF 유전자의 600번째 아미노산이 발린(valine)에서 글루탐산(glutamate)으로 변하는 변이입니다. 이 돌연변이는 국내 갑상선암 환자에서 특히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데,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갑상선유두암 환자의 약 52~83%가 BRAF V600E 돌연변이 양성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BRAF V600E 돌연변이는 높은 재발률과 진행된 병기, 림프절 전이 및 원격전이와 연관된 불량한 예후인자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의 분자생물학적 특징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에 대한 연구는 2013년부터 본격화되었습니다.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부위에서 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5번 염색체 1,295,228 위치의 228C>T 돌연변이(C228T)와 1,295,250 위치의 250C>T 돌연변이(C250T)입니다. 이 중 C228T 돌연변이가 C250T 돌연변이보다 더 흔하게 발견되며, 두 돌연변이가 동시에 발견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는 양성 갑상선 종양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갑상선암에서만 발견됩니다. 또한 갑상선암의 유형에 따라 발생 빈도가 다릅니다:
- 유두암: 약 11.3%
- 여포암: 약 17.1%
- 저분화암: 약 43.2%
- 역형성암: 약 40.1%
왜 TERT와 BRAF 돌연변이 검사가 중요할까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BRAFV600E, RAS,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에 대한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학적으로 학회가이드라인을 통해 권고되는 사항입니다(권고수준 2).

갑상선암 조직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암의 공격성과 재발 위험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를 가진 갑상선유두암이나 갑상선여포암에서는 40%가 넘는 재발률이 보고되었으며, BRAFV600E 돌연변이를 가진 갑상선유두암에서는 5.9-34.1%의 재발률이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돌연변이가 단독으로 존재할 때보다 함께 존재할 때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TERT와 BRAF 돌연변이의 공존: 예후에 미치는 영향
여러 연구에서 이 두 돌연변이의 공존이 갑상선암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었습니다. 26개 연구를 분석한 메타 연구에서 두 돌연변이가 함께 있는 경우가 BRAFV600E 돌연변이만 있는 경우(오즈비 4.35)나 돌연변이가 모두 없는 경우(오즈비 7.23)에 비하여 종양 재발의 위험이 훨씬 높았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와 BRAFV600E 돌연변이가 함께 동반된 경우, BRAFV600E 돌연변이만 있는 경우에 비해 병기가 4.2배 높고, 원격전이는 11.7배, 재발률은 4.3배, 그리고 사망률은 15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두 돌연변이의 공존이 단순한 위험 증가가 아닌 상승 효과(synergistic effect)를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1 cm 이하의 갑상선유두암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 유무는 예후인자로서의 역할이 없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치료 방향 결정에 미치는 영향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결과는 수술 방법과 추가 치료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갑상선 내에 국한된 1-4cm 크기의 갑상선유두암에서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전절제술(갑상선을 완전히 제거)을 시행한 환자 군의 10년 무병생존율이 100%로, 엽절제술(갑상선의 한쪽만 제거)을 시행한 군(64.5%)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수술 후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검출된 갑상선분화암의 경우 갑상선완료절제술(completion thyroidectomy, 남은 반대쪽 갑상선을 추가로 절제하는 수술)과 함께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초기 치료 직후의 불완전 반응(45.7% vs. 18.1%)과 연관되어 있고, 진단 당시 원격전이와 공격적인 조직학적 특성이 없는 경우에도 낮은 무병생존율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어,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경우 추적관찰 기간 단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더 자주 외래로 와서 검진을 해야...)
림프절 전이와의 관계
림프절 절제 여부는 갑상선암 수술에서 중요한 결정 사항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BRAFV600E 돌연변이 빈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BRAFV600E 돌연변이만 단독으로 발견된 경우에 이에 의존하여 예방적 중앙경부 림프절절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BRAFV600E 돌연변이와 함께 동반된 경우에는 림프절전이와 원격전이를 증가시키므로 예방적 중앙경부 림프절절제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두 돌연변이의 공존이 림프절 전이 위험을 얼마나 증가시키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미치는 영향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갑상선암 수술 후 잔여 암세포를 제거하는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전임상연구에서 BRAFV600E 돌연변이의 존재는 나트륨-요오드 전달체 발현과 방사성요오드 섭취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13개의 전향/후향 연구를 분석한 메타 연구에서 BRAFV600E 돌연변이(오즈비 3.60)와 함께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오즈비 9.84)가 방사성요오드 섭취 감소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돌연변이 검사가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효과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아래 갑상선분화암 재발위험도에 따른 위험군 분류에서 돌연변이가 2개이상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필요하며, 용량도 100mCi 이상 필요합니다.
갑상선분화암의 재발위험도에 따른 초기위험군 (2024 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참고)
저위험군(모든 항목을 충족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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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위험도 5%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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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소 및 원격전이가 없음
2) 수술로 육안적 병소가 모두 제거되었음(R0 resection) 3) 원발종양이 공격적 조직아형a이 아닌 유두암, 또는 최소침습형(minimally invasive)인 피막형성 여포아형암b 4) 크기 ≤2 cm (T1) 유두암, BRAFV600E 음성인 크기 >2 cm, ≤4 cm 유두암(T2), 또는 ≤4 cm 피막형성 여포아형암(T1-2)bc 5) 원발종양 내 혈관침습이 없음 6) 갑상선 내에 국한되어 갑상선 주위조직침범이 없음 7) 방사성요오드 잔여갑상선제거술을 시행한 경우, 첫 번째 치료 후 전신스캔에서 갑상선 부위(thyroid bed) 외에는 섭취가 없음 8) 림프절전이가 없거나 림프절미세전이(≤0.2 cm)가 5개 이하인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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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위험군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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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위험도 5-30% (Table I.5.1.B-I.5.2.I의 위험인자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위험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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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위험군 또는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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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d(제시된 항목 중 하나 이상 충족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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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위험도 30%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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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양이 육안적으로 갑상선 주위 조직을 침범하여 pT4에 해당(띠근육 침범 T3b 제외)
2) 갑상선저분화암, 고등급갑상선분화암 3) 광범위침습형인 피막형성여포아형갑상선암 4) 광범위한 원발종양 내 혈관 침습(4개 이상) 5) 종양을 육안적으로 완전히 제거하지 못함(R2 resection) 6) 경부 림프절전이의 최대 직경이 3 cm 초과 7) BRAFV600E+TERT 프로모터 또는 RAS+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와 같이 위험도를 높이는 돌연변이를 2개 이상 동반한 경우e 8) 원격전이 동반 |
a공격적 조직아형: 고위험 아형(긴세포, 원주세포, hobnail 아형)과 고형아형 및 미만성 경화아형. b피막형성여포아형 갑상선암은 여포암, 침습피막형성여포유두암, 호산성암을 포함함. cTERT 프로모터 유전자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1-4 cm 크기의 갑상선유두암이나 2-4 cm 크기의 최소침습갑상선여포암은 재발 및 사망률의 증가가 보고되어 있어, TERT 프로모터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함. d중간위험군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는 고위험군의 재발위험도를 보일 수 있음. e변이를 보이는 유전자의 종류와 변이 분률(variant allele frequency)에 따라 재발위험도와 위험군이 달라질 수 있음.
재발위험군별 방사성요오드 치료 용량
재발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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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요오드 치료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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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요오드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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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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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하지 않거나 잔여갑상선제거술(remnant ab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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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 m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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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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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갑상선제거술(remnant ablation) 또는 보조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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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00 m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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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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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요오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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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m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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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가 필요한가? (정리)
갑상선암 환자에게 있어 TERT와 BRAF 돌연변이 검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요합니다:
1. 정확한 예후 예측: 두 돌연변이의 공존은 재발 및 사망 위험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2. 맞춤형 치료 계획: 돌연변이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 범위, 림프절 절제 여부, 방사성 요오드 치료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적절한 추적 관찰: 고위험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더 짧은 간격의 집중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론
갑상선암 치료에서 맞춤 치료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특히 TERT와 BRAF 돌연변이 검사는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TERT와 BRAF 돌연변이가 함께 존재할 때 재발 위험과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러한 검사가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닌 환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임을 보여줍니다.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으셨거나 수술을 앞두고 계신 분들은 담당 의사와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상담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 치료가 여러분의 완치와 건강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참고 : 2024 대한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 Int J Thyroidol 2024;17(1):0
※ 본 글은 의료법 56조 57조를 준수하며 정보전달 목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이나 의문사항이 있으시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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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이비인후과 이동원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 수술실 의료진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대략 6번 정도였던 모든 진료 과정에서 한 번도 감사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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