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유두암,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뭘까요? - 가장 흔한 갑상선 유두암 톺아보기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혹이 발견됐어요." "조직검사 결과 유두암이라고 하네요."
요즘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됩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유형인데요, 다행히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여전히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가볍지 않죠. 오늘은 가장 흔하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갑상선 유두암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왜 하필 나한테?" - 유두암은 왜 생길까요?
갑상선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합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국내 갑상선암의 90% 이상이 유두암이라고 하니, 정말 '대세' 암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유두암에 걸릴까요?
- 방사선 노출: 목 주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주변 지역에선 소아 갑상선암이 무려 60배나 증가했다고 해요! 😱
- 유전적 요인: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다면 위험도가 조금 높아질 수 있어요. 약 6%의 환자에서 가족력이 발견됩니다.
- 분자생물학적 변이: BRAF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RET/PTC라는 유전자 재배열이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건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재미있는 사실은 갑상선암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3배 많이 발생하지만, 갑상선 결절 중 암의 발생 빈도는 오히려 남자에서 더 높다는 점이에요. 즉, 여성은 결절이 더 많이 생기지만 대부분 양성이고, 남성은 결절이 생기면 악성일 확률이 더 높다는 거죠.
"어떻게 알 수 있나요?" - 유두암의 증상과 발견
과거에는 목에 만져지는 혹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건강검진에서 초음파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두암의 특징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 단단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혹
- 때로는 물이 찬 것처럼 낭종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 한 군데만 생기기도 하고, 여러 군데 동시에 생기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암이 커지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 목소리가 쉬거나 변함 (성대 근처 신경이 영향을 받을 때)
- 삼키기 어려움
- 숨쉬기 불편함
- 목의 통증
특이한 점은 유두암이 자라는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는 거예요. 어떤 환자는 수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기도 합니다. 이렇게 느리게 자라는 특성 때문에 예후가 좋은 편이죠.
"퍼질 수도 있나요?" - 림프절 전이와 원격 전이
유두암은 '림프 친화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림프절로 퍼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진단 시 30-40% 정도에서 이미 목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발견됩니다. 때로는 원발 종양(처음 발생한 암)보다 림프절에 퍼진 암이 먼저 발견되기도 해요.
이전에는 림프절 전이가 재발률 증가와는 관련되지만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된 바 있으나, 최근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4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마친다고 보고되어서 주의깊게 살펴봐야합니다.

폐나 뼈 같은 먼 곳으로의 전이(원격 전이)는 약 10% 정도에서 발생합니다. 처음 진단 시에는 1% 정도만 원격 전이가 있고, 나머지는 치료 후 추적 관찰 중에 발견되기도 합니다.
"현미경으로 보면 어떻게 생겼나요?" - 유두암의 재미있는 모습
유두암은 이름처럼 '유두(papillary)'라는 손가락 모양의 돌기가 특징입니다. 이 암세포들의 핵(세포의 중심부)은 특이하게 생겼는데요, 의사들은 이를 '간유리핵(ground
glass nuclei) 혹은 Orphan annie eye nuclei'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흐릿하고 반투명해 보여서 마치 서리가 낀 유리창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또 다른 특징적인 모습은 '모레종체(psammoma body)'라는 동그란 석회화 구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작은 모래알 같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유두암의 중요한 진단 표지가 됩니다.


"어떻게 치료하나요?" - 유두암의 표준 치료법
수술: 첫 번째 선택
유두암의 주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수술 범위는 암의 크기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 작은 암(1cm 미만) + 다른 위험 요소 없음 → 갑상선 한쪽만 제거(일엽절제술)
- 큰 암, 양쪽에 있는 암, 위험 요소 있는 암 → 갑상선 전체 제거(전절제술)
목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림프절도 함께 제거합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암세포 사냥꾼
갑상선 전절제술 후에는 방사성 요오드(¹³¹I)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이건 마치 '암세포 사냥꾼'처럼 몸 속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미세한 암세포들을 찾아내 파괴합니다. 정상 세포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갑상선 세포(그리고 갑상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똑똑한 치료법이죠.
갑상선 호르몬 치료: 암세포의 성장 신호 차단
암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합니다. 이건 두 가지 목적이 있어요:
- 갑상선이 없어진 후 필요한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것
-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를 억제해서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것
TSH는 갑상선 세포에게 '성장하고 활동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인데, 불행히도 갑상선 암세포도 이 신호에 반응합니다. 마치 정원사가 식물에 성장 촉진제를 뿌리는 것처럼, TSH는 암세포를 자라게 만듭니다. 갑상선 호르몬제를 충분히 복용하면 이 TSH 수치가 낮아져서, 남아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들이 성장 신호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꼭 수술해야 하나요?" - 작은 유두암의 경우
최근에는 크기가 1cm 미만인 미세 유두암(microcarcinoma)의 경우, 모든 환자에게 즉시 수술을 권장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의 한 병원에서는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라는 접근법을 시행해 10년간 관찰한 결과, 단 8%에서만 종양이 3mm 이상 커졌고, 3.8%에서만 림프절 전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극적 감시 도중 결국 15.5% 의 환자가 여러 이유로 인하여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작은 유두암이라면 바로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는 개인의 상황과 의학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완치될 수 있나요?" - 유두암의 예후
유두암은 암 중에서도 예후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합니다. 10년 생존율이 무려 99%에 이르니, 거의 대부분의 환자가 완치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재발률은 약 12% 정도인데, 주로 목 주변 림프절(8-9%)이나 원래 암이 있던 부위(5-6%)에서 재발합니다. 폐나 뼈 같은 먼 곳으로의 전이는 4-11% 정도에서 발생합니다.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 나이(45세 이상이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덜 좋음)
- 암의 크기(클수록 위험)
- 갑상선 밖으로 자랐는지 여부
-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졌는지 여부 etc.
마치며: 갑상선 유두암과 함께 살아가기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았다면,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 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정기적인 검진, 의사의 지시에 따른 약물 복용, 그리고 필요하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의 유지가 중요합니다. 갑상선암을 이겨낸 많은 생존자들이 건강하게 일상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의료법 56조 57조를 준수하며 정보전달 목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이나 의문사항이 있으시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동원교수
의료진 상세보기 -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2024.06.30 이비인후과 이동원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 수술실 의료진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대략 6번 정도였던 모든 진료 과정에서 한 번도 감사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을 만큼
www.dcm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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